추석 연휴 후유증, 5060 남성이 특히 살펴봐야 할 우울감과 무기력

명절 연휴가 끝났다. 며칠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평소보다 많이 먹고 마시고, 오랜만에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런데 연휴가 끝났는데도 몸이 무겁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단순히 피곤해서일까.
특히 50·60대 남성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상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평소 직장생활을 하던 남성들에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조직 안에서 역할을 맡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중요한 사회적 관계이기도 하다.
그런데 명절에는 며칠 동안 그 일상에서 떨어져 지내게 된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공허함이나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자녀가 성장해 독립을 준비하는 시기라면 이런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있는데도 왠지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의욕이 떨어지고 답답한 마음이 드는 식이다.
명절이 지나고 다시 출근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도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단순한 ‘명절 후유증’으로만 넘길 일은 아니다.
중년 남성에게는 직장과 가정에서 역할이 동시에 달라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직장에서는 승진 경쟁과 은퇴를 준비해야 하고, 가정에서는 자녀가 성장하면서 부모로서 맡았던 역할이 줄어든다.
자녀가 독립하면 자연스럽게 함께 보내는 시간도 줄어든다. 부부 역시 각자의 생활 영역이 넓어지면서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이런 변화가 조금씩 진행되는 동안에는 크게 의식하지 못하다가 긴 연휴를 계기로 자신의 변화를 선명하게 느끼기도 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남성이라면 직업과 소득의 변화에 대한 걱정까지 겹칠 수 있다.
문제는 중년 남성의 우울감이 흔히 생각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우울하다’고 직접 말하기보다는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계속 피곤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별일 아닌데도 가족에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귀찮아지고 외출을 줄이거나, 예전에는 즐겨 하던 일에도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물론 이런 증상 하나만으로 우울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연휴 동안 생활 리듬이 흐트러졌거나 수면이 부족해도 피로와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변화가 여러 영역에서 함께 나타나고, 연휴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면 자신의 상태를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불면이나 지나치게 많이 자는 증상, 흥미와 식욕 저하, 집중력 감소, 심한 짜증, 지속적인 무기력감이나 무가치감 등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중년 남성의 우울감을 단순히 ‘남성호르몬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설명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할 수 있지만 개인차가 크고 체중, 수면, 만성질환, 복용 약물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우울감 역시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스트레스와 생활환경, 수면, 신체질환, 생물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연휴 동안 깨진 생활 리듬도 다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낮잠을 많이 자고, 과식과 음주가 반복되면 수면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연휴 마지막 날부터라도 취침과 기상 시간을 평소에 가깝게 돌려놓는 것이 좋다.
낮에는 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걷고, 밤에는 스마트폰이나 TV를 오래 보는 것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혼자 조용히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
다만 혼자 있는 시간이 사람들과의 단절로 이어지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도 좋고, 가까운 사람과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명절 동안 가족과 함께하면서 불편했던 일이 있었다면 무조건 참거나 반대로 관계를 끊으려 하기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게 관계를 조정해가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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